나를 다스리는 세 마디

내 탓이오. 그럴 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1. 내 탓이오.

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일이 자주 벌어진다. 일이 꼬이고, 누군가의 실수로 피해를 볼 때도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종종 “왜 저 사람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지?“라며 원망의 마음을 품는다. 하지만 그런다고 상황이 바뀌는 일은 드물다.

이럴 때 떠올리는 말이 있다.

“내 탓이오.”

이 말은 누군가의 잘못을 내 탓으로 돌리라는 뜻이 아니다.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라는 의미에 가깝다. 일이 틀어졌을 때, “어떤 부분에서 내가 놓쳤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다. 타인을 비난하는 대신,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태도다.

처음에는 쉽지 않다.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 탓이오”라고 말할 때,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주체가 내가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남 탓을 하면 기다려야 하지만, 내 탓을 하면 지금 바로 움직일 수 있다.

이 말을 마음에 품고 나서부터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져도 전보다 덜 흔들린다. 작은 실패나 실수에 과하게 반응하지 않게 됐다. 실수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2. 그럴 수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항상 기대와 현실의 차이가 있다. 그 차이로 인해 실망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왜 저 사람은 나를 이해하지 못할까?”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떠오를 때,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럴 수도.”

이 말은 사람의 행동에 대한 유연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모든 상황의 이면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연이 있다. 누군가 불친절한 말을 했을 때, 그 사람의 하루가 어땠는지는 알 수 없다. 예상치 못한 실수가 발생했을 때도, 누군가는 최선을 다했을지도 모른다.

“그럴 수도”라는 말은 타인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필요하다. 내가 오늘 중요한 발표에서 실수를 했을 때도, 일을 그르쳤을 때도 이 말을 떠올린다. “그럴 수도 있지.” 이 말 한마디로 자책에 빠지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모든 상황이 내가 기대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그런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불편한 감정에 오래 머무르지 않게 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모든 노력이 물거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리 준비해도 실패할 수 있고, 계획이 무너질 때도 있다. 그런 순간에 떠오르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은 불완전한 상황 속에서도 다시 걸어가겠다는 다짐이다. 완벽한 조건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때로는 준비가 덜 된 상태로도 시작해야 한다. 모든 것이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순간은 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실패 앞에서 다시 일어서는 힘을 준다.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된 것 같은 날에도, 이 말을 떠올리면 다시 한 걸음 내디딜 용기가 생긴다. 걸음이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 멈추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날은 이런 날이 있다. 몸도 마음도 지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그럴 때 나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조금 더 걸어보자.”

세상에는 수많은 포기할 이유가 있다. 몸이 피곤하고, 상황이 불리하고, 예상치 못한 일이 터졌을 때 포기할 명분은 언제나 충분하다. 하지만 이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떠올리면, 멈추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 천천히 걸어가면 된다.

세 마디로 다스리는 삶

하루에도 수없이 흔들리는 감정의 파도 속에서 나를 지탱해주는 말이 있다. 바로 이 세 마디다.

“내 탓이오.” – 책임을 인정할 때, 상황을 바꿀 수 있다.

“그럴 수도.” – 불완전한 세상을 받아들일 때, 평온이 찾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다시 걸어갈 수 있다.

이 세 마디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 내 삶의 원칙이 되었다. 이 원칙이 있기에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나 자신을 다스릴 수 있다. 나는 더 이상 남 탓을 하지 않고, 모든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삶이 예측 가능한 것만으로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더 많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언제나 찾아온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나의 태도다.

이 세 마디는 나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지침이 되어준다.

“내 탓이오.” – 문제의 주도권을 되찾게 해주는 말.

“그럴 수도.” – 유연한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 끝까지 나아가는 힘을 주는 말.

오늘도 나는 감정의 파도 속을 헤엄친다. 매 순간 흔들리지만, 이 세 마디를 떠올리며 중심을 잡는다. 내일도 흔들리겠지만, 이 세 마디 덕분에 다시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세 마디는 내 인생의 닻이자, 내가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 비결이다.

Read more

CEO Room을 시작하며

회사 대표라는 자리를 겪어보기 전에는 잘 몰랐습니다. 결정은 늘 혼자 내려야 하고, 그 결정의 무게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걸요. 지난 1년간 다양한 업에 계신 대표님들과 멘토링과 커피챗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겉으로는 다들 잘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깊이 들어가 보면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셨습니다. 회사 규모가

By Honggyun

제3의 침팬지를 읽고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생각보다 대단한 존재가 아니다. 우연히 진화를 통과한 한 종일 뿐이다. 다만 다른 침팬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도구를 만들고, 이야기를 남기고, 미래를 상상한다는 것이다. AI 시대는 이 능력을 다시 묻고 있다. 생각하는 존재는 여전히 우리인가, 아니면 생각을 대신해주는 도구에 기대고 있는가. 기술은 항상 우리보다

By Honggyun

내가 일하는 방식

제가 평소에 어떻게 업무와 시간을 관리하는지와 선호하는 소통 및 의사결정 방식 그리고 리더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을 정리한 글입니다. 과거 이 글을 함께하는 구성원분들에게 공유하면서 두가지 효과를 얻었습니다. 1. 구성원의 리더십 스타일 파악 시간 단축 * 구성원분들의 피드백에 의하면, 홍균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업무 스타일을 미리 공유해주시니 일하기 편했습니다

By Honggyun

좋은 기획자 좀 소개시켜줘.

가끔 지인들로부터 이런 부탁을 받는다. “좋은 기획자 좀 소개시켜줘.” 좋은 기획자? 흔히 똑똑하고 성실하며, 책임감 있고 꼼꼼한 사람이 떠오른다. 물론 이런 자질은 훌륭한 기획자의 기본이다. 하지만 좋은 기획자란 조직의 상황과 리더의 성향에 따라 달리 정의될 수 있다. 그래서 좋은 기획자란 정답이 없고, 항상 맥락을 따져봐야 하는 존재다. 먼저, 조직의 성장

By Hongg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