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는 방식

제가 평소에 어떻게 업무와 시간을 관리하는지와 선호하는 소통 및 의사결정 방식 그리고 리더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을 정리한 글입니다. 과거 이 글을 함께하는 구성원분들에게 공유하면서 두가지 효과를 얻었습니다.

  1. 구성원의 리더십 스타일 파악 시간 단축
  • 구성원분들의 피드백에 의하면, 홍균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업무 스타일을 미리 공유해주시니 일하기 편했습니다 등 구성원분들이 저를 파악하는데 수고로움이 줄어들었습니다. 일을 관리하는 제 입장에서도 업무 간극을 빠르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1. 리더 자기 감시 기능으로 리더십 향상
  • 저는 이 글을 전 구성원에게 공유한 후 한달에 두세번씩 이 글을 다시 꺼내 읽었습니다. 내가 정말 이렇게 일하고 있나?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들을 스스로는 잘 지키고 있나? 제 리더십 행동을 회고하게 됩니다.

일의 성과는 함께 일하는 동료를 잘 알수록 더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함께 일을 더 잘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의 일하는 방식을 글로 정리하고 동료들과 공유해보세요. 리더 역할을 맡고 계신 분이라면 꼭 작성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1) 매니지먼트

a. 업무 관리

  • 일을 시작할 때는 추진 배경과 목적, 기대 결과를 정의해주세요. 만약 제가 지시하는 업무에 이런 내용이 빠져있거나 전달받지 못했다면 저에게 요청해주세요.
  • 일이 추진될 때는 하나의 문서에 진행현황이 기록되고 관리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기록이(귀찮을지언정) 개인에게도 회사에게도 결국 큰 자산이 됩니다. 이 문서는 진행 중인 일의 현황과 전체 개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작성하고 관리해주세요.
  • 대부분의 일을 위임하고 진행현황을 주간단위로 검토하지만, 일의 경중에 따라 수시로 업무현황을 검토하기도 합니다.
  • 이런 경우는 보통 마감일 없이 일이 진행되거나 혹은 계속 변경되고 지연될 때, 이해관계자의 피드백이 늦어지거나 그 피드백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 때 생겨납니다. 문제가 생겼다면 원인을 빠르게 파악하고 해결하는데 집중해주세요. 만약 해결에 어려움이 있다면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세요.
  •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받는 것도 싫어하지만 하는 것도 싫어합니다. 혹시라도 제가 너무 깊게, 자주 일에 관여한다면 꼭 알려주세요. 물론 일의 방향과 결과가 제 기대와 엇나가고 있다면 예외입니다. 이런 상황이 보이면 저의 기대와 우려를 전달할 것입니다. 그리고 처음 맡게된 일의 경우에도 깊게 관여해서 일의 핵심과 절차를 파악합니다. 이는 향후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한 도움을 드리기 위함이니 양해해주세요.

b. 의사 결정

  • 사소한 결정은 직관과 경험에 의해 빠르게 결정합니다. 다만 파급력이 큰 의사결정의 경우 객관적인 자료와 여러 의견을 수렴하여 거듭 고민하고 결정합니다. 때로는 결정이 느리다는 피드백을 듣지만 돌이키기에 너무 많은 리소스가 드는 결정은 많이 고민하는 편입니다.
  • 또한 데이터와 추세를 이용해 객관적으로 측정된 결과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데이터에만 의존해서 결정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데이터를 잘못 해석한 것은 아닌지 기준이나 가설 자체를 잘못 정의한 것은 아닌지 살피는 편입니다.
  • 그리고 위임한 업무가 제가 부족한 영역이라면 담당자의 선택지와 선택의 이유에 대해 듣고 사안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더 나은 결정을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c. 시간 관리

  • 저는 오전에 머리가 맑은 상태가 유지되어서, 주의력을 요하고 깊게 고민해야하는 일은 주로 점심시간 전에 할애하는 편입니다. 이때는 방해금지 모드여서 메시지 확인이 늦을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생각 정리를 위해 화이트보드가 필요하거나 다른 환경에서 일하고 싶을 때는 미팅룸이나 카페에서 일하기도 합니다.
  • 점심시간 이후로 4시까지는 미팅을 주로 하는 편이고 4~5시 사이에는 30분 정도 티타임을 갖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면서 리프레시를 합니다. 그리고 산책 후 퇴근 전 까지 하루 업무를 정리하고 내일 업무를 계획합니다. 이때 주로 메일을 보내고 내일 있을 회의를 준비합니다.
  • 캘린더를 잘 활용합니다. 시간대별로 정해놓은 일에 집중하고 그대로 실천하기위해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미팅 요청과 조율에 시간을 적게 쓰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제 일정은 대부분 공개되어 있습니다. 미팅, 티타임, 1 on 1 모두 열려 있습니다. 초대장을 보내주세요!

2) 커뮤니케이션

a. 1 on 1

  • 대면으로 논의해야하거나 서로의 이해도가 상이한 일은 직접 만나 화이트보드에 서로의 생각을 써가며 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 어떤 주제에 대해 빠르게 해결책을 찾거나 저의 의견이 필요할 때는 주저없이 1 on 1을 요청하세요.

b. 미팅

  • 목적과 주제 없이 일단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미팅을 지양합니다. 미팅의 목적은 크게 의사결정, 정보공유, 의견청취 이 3가지 범주에 포함됩니다. 미팅을 주최하실 때는 어떤 목적의, 무엇을 주제로한 미팅인지 참석자에게 미리 알려주세요.
  • 그리고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미팅이라면 미팅 하루 전에(가벼운 주제라도 최소 2시간 전) 자료를 공유해주세요.
  • 성공적인 미팅은 논의/합의 결과에 대해 참석자가 모두 같은 이해도와 공감을 갖는 것입니다. 그러기위해서 간단하게라도 미팅노트는 꼭 작성하고 공유해주세요. 원칙은 주최자가 미팅 당일에 작성하고 참석자가 이틀안에 피드백하는 것입니다.
  • 그리고 미팅은 참석자 모두의 시간을 쓴다는 것을 염두해두세요. 미팅 시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논의가 활발하지 않다면 논의주제를 나누거나 참석자를 조정하세요.
  • 오해마세요. 저 딱딱한 사람 아닙니다. 미팅 외 가벼운 스몰톡, 티타임 좋아합니다! 제가 뜬금없이 티타임 요청해도 놀라지마세요.

c. 이메일, 메시지

  • 이메일, 메시지처럼 글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하고 명료하게 쓰고 답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 이메일 수신함을 깔끔하게 비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빠르게 읽고, 빠짐없이 회신하는 편입니다.
  • 혹시 하루 이상 저의 피드백이 늦어지면 꼭 리마인드 주세요. 제가 병목이 되면 안됩니다.
  • 저의 의견, 승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메일 제목에 [요청]이라고 표기해주세요. 그럼 제가 놓칠 확률이 적어집니다.
  • 챗 메시지 또한 놓치지 않고 보지만 미팅 참석이 많아 즉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반응을 남기니 늦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 긴급한 상황, 개인적인 이슈에 대해 퇴근시간 이후와 주말, 시간에 관계없이 챗, 메일, 전화 연락을 받는 것에 거부감이 없습니다. 부담없이 연락하셔도 됩니다.
  • 반대로 제가 퇴근시간 이후와 주말에 챗이나 전화 연락을 하는 일은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외에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평일 이른 아침 시간이나 저녁, 밤 시간에 메일을 보내거나 회신하는 경우가 있는데, 출근 후 또는 다음날 회신주시면 됩니다. 궁금하거나 중요한 사항인데 깜빡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낸 것이니 부담갖지 마세요.

⠀d. 피드백

  • 제가 생각하는 피드백의 핵심과 본질은 솔직함과 성장입니다. 서로의 기대에 대한 간극이 멀어질수록 업무 효율과 성과가 낮아지게 되고 동기도 떨어지게 됩니다. 이것의 원인은 서로의 기대에 대해 솔직하지 못해서입니다.
  • 솔직하려면 감정은 배제하고 결과만 가지고 피드백해야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쉽지 않지만 이 방식을 선호합니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좋습니다.
  • 주기를 가지고 피드백 세션을 갖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제가 무언가를 보고 들었을 때 바로 피드백을 할 것입니다. 또한 제가 기대한 방향과 기대와 다르게 일이 진행될 때는 수시로 피드백을 드릴 것입니다.
  • 반대로 제가 여러분의 기대에 반하는 행동이나 발언을 한다면 가감없이 피드백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저는 이런 상황에 놀라고 견디지 못하는 편입니다.

  • 서로 약속한 규칙을 어길 때 - 잦은 지각은 가장 기본적인 신뢰에 금이 가게 합니다.
  • 속한 조직이나 개인의 이득을 위한 발언과 행동을 할 때 - 일은 혼자하는 것이 아닙니다.
  • 대안이나 해결책 없이 의견을 제시할 때 - 나른하고 부정적이며 무책임한 사람하고는 일하기 힘듭니다.
  • 반말이나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상대의 말을 끊을 때 - 무례함을 싫어합니다.
  • 주제와 맞지 않는 발언을 하거나 맥락을 이해하려하지 않는 태도를 보일 때 - 우리가 모인 시간은 소중합니다.

Read more

CEO Room을 시작하며

회사 대표라는 자리를 겪어보기 전에는 잘 몰랐습니다. 결정은 늘 혼자 내려야 하고, 그 결정의 무게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걸요. 지난 1년간 다양한 업에 계신 대표님들과 멘토링과 커피챗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겉으로는 다들 잘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깊이 들어가 보면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셨습니다. 회사 규모가

By Honggyun

제3의 침팬지를 읽고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생각보다 대단한 존재가 아니다. 우연히 진화를 통과한 한 종일 뿐이다. 다만 다른 침팬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도구를 만들고, 이야기를 남기고, 미래를 상상한다는 것이다. AI 시대는 이 능력을 다시 묻고 있다. 생각하는 존재는 여전히 우리인가, 아니면 생각을 대신해주는 도구에 기대고 있는가. 기술은 항상 우리보다

By Honggyun

좋은 기획자 좀 소개시켜줘.

가끔 지인들로부터 이런 부탁을 받는다. “좋은 기획자 좀 소개시켜줘.” 좋은 기획자? 흔히 똑똑하고 성실하며, 책임감 있고 꼼꼼한 사람이 떠오른다. 물론 이런 자질은 훌륭한 기획자의 기본이다. 하지만 좋은 기획자란 조직의 상황과 리더의 성향에 따라 달리 정의될 수 있다. 그래서 좋은 기획자란 정답이 없고, 항상 맥락을 따져봐야 하는 존재다. 먼저, 조직의 성장

By Honggyun

인턴에서 CEO까지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하는 조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선호야 이 글 보렴!) 사실 삼촌은 운이 참 좋았어. 그런데 돌이켜보면, 찾아온 운을 기회로 알아보고, 거기서 배우고 성장하려는 의지가 정말 중요했더라. 그리고 결국엔 평소에 쌓아온 습관이 가장 큰 힘이 됐어. 운과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와. 하지만 평소의 준비와 태도가 그 기회를 살리는 열쇠가

By Hongg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