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침팬지를 읽고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생각보다 대단한 존재가 아니다. 우연히 진화를 통과한 한 종일 뿐이다. 다만 다른 침팬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도구를 만들고, 이야기를 남기고, 미래를 상상한다는 것이다.
AI 시대는 이 능력을 다시 묻고 있다. 생각하는 존재는 여전히 우리인가, 아니면 생각을 대신해주는 도구에 기대고 있는가.
기술은 항상 우리보다 한 발 앞서간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태도다. AI를 이길 생각을 하기보다, AI와 구분될 수 있는 인간다움을 회복해야 한다.
판단, 책임, 윤리. 이 세 가지는 아직 AI에게 넘길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속도를 늦추고, 질문을 늘리려 한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왜 해야 하는가를 먼저 묻는 사람이 되려 한다.
우리는 어디로 갈지 결정하지 않았다. 다만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을 뿐이다. 그 선택이 우리를 다음 단계로 데려갈지, 또 다른 멸종으로 이끌지는 지금 이 순간의 태도에 달려 있다.